>북뉴스>이벤트

이벤트

이벤트
테이블 설명

이벤트에 대한 상세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제목 '사랑'이라는 것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10-07 조회수 1402
사랑은 생명이다. 생명의 의미는 삶에서 찾을 수 있다.
삶이라는 것은 미소(微笑)이다. 슬픈 표정에 짓는 조용한 웃음이다.

언제나 삶의 시작은 낯선 모습의 첫 만남부터이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흰 눈(雪)에 덮여 끝없이 펼쳐진 눈(雪)의 바다뿐이다. 어디가 길인지? 어떻게 가야 할지? 잘 알 수가 없다. 흰 눈이 내리는 대지(大地)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눈물은 눈(雪)이 되어 내리고 발자국은 나의 뒤를 따른다.
한 점(點)의 창조(創造)적 생명력(生命力)에서 시작해 앞으로 선(線)을 긋고 길(道)을 열면 모양(模樣)이 생기고 따뜻한 마음의 그 무엇으로 속을 채워 넣으면 낯선 모습이 형태를 갖춘다. 삶의 시작은 어둡던 두 눈에 아침의 따뜻한 봄 햇살이 닿았을 때, 추운 겨울의 새벽이슬이 풀잎사이로 떨어지던 바로 그 순간(瞬間)이었다. 눈(雪)때문에 아침햇살에 방울방울 빛나는 내 모습은 볼 수가 없었고 어제의 태양은 오늘의 찬란함으로 변함없이 대지(大地)를 또 그렇게 홀로 비추고 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은 나에게 새로움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들려오는 모든 소리는 즐거움을 부르고 있다. 난 아무 것도 알 수 없었기에 사랑(愛)의 실천(實踐)과 꿈(夢)의 실현(實現)에 대하여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 때의 어린 마음이 부끄러움으로 남아 있다. 지금 서 있는 곳은 아무도 이름 불러주지 않는 고독한 사막(砂漠)의 현실(現實)이다. 사막의 오아시스는 한없는 뜨거움의 한 가운데에서 그 생명의 끝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진한 어둠 속에서 세상의 울림을 조금씩 깨달아 갔지만, 여전히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잘 알 수 없는 것들뿐이다. 안타까움에 못내 아쉬워 두 눈감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소리 없이 다가오는 조용한 외침이 있었기에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흘러내리는 눈물에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내게 삶의 생명은 고요한 외침으로 어느 날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한 낮의 뙤약볕이 강한 여름의 소나기가 내렸을 때 난 어느새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고 하늘에서 솟아나는 빗소리가 샘을 만들어 한 줄기 목마름을 적셔 준다.

샘에서 흐르는 조용한 물방울 소리는 땅을 울리고 그 힘을 모아 깊은 계곡의 굽이굽이를 세차게 돌면서 크게 힘을 더 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물소리가 빠르게 스스로 자신의 길을 열고 모양을 만들며 또 그렇게 흘러만 간다. 어떤 소리는 무관심한 호수에 잠기고, 또 다른 것은 거짓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또 한 소리는 가슴아프게도 너무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인간관계의 냉소적인 태도가 만들어 낸 댐에 갇혔다. 물은 계속 앞으로 흘러 내려 그 길이를 점점 넓혀만 갈 것이다.

여름의 따가운 햇살은 세상에 있는 낮의 어둠을 몰아내고 내 그림자의 길이를 점점 짧게 한다. 계곡의 모습은 때때로 폭포를 이루어 거칠고 큰 소리로 오해(誤解)라는 불신(不信)을 낳고 대립(對立)의 감정(感情)을 키우지만, 폭포가 떨어져 깊고 넓은 소(沼)가 생겨서 오해가 풀리면 진실(眞實)이 분명해지기 때문에 그 소리는 산에서 벗어나 들을 가로질러 화해(和解)의 강을 이룬다. 가을의 붉은 저녁놀이 바다까지 이어져 수평선(水平線)에 닿는다. 바다로 간 새벽이슬은 땅의 모든 것을 감싸 돌고 파도가 되어 다시금 되돌아 와서 땅을 울린다.

삶의 고단한 인생(人生)의 길을 여행(旅行)하는 단독자(單獨者)의 발걸음이 힘겹게 고난(苦難)의 산마루를 넘을 때마다, 새로운 바람에 스친 시원한 땀방울은 고단함의 피로(疲勞)를 잠시나마 조금씩 식혀준다. 한 때 추운 겨울에 내리던 흰 눈이 새벽녘의 어두움에 그 빛을 잃어버리면 인생의 나그네는 밤하늘의 별이 되어 세상을 비춘다. 이제 세상의 모든 것은 고요한 침묵의 바다에 잠들고, 헤어짐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떨어진 공간(空間)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게 되고 마음의 그리움도 깊어만 간다. 새벽 미명(微明)에 저 멀리 작은 섬(島)으로부터 열려오는 한 줄기 점(點)에 의해 빛나던 뜨거운 눈물방울은 날카로운 바람이 되어 바다를 채운다.

내 얼굴에는 슬픈 표정의 조용한 웃음이 퍼진다. 삶이라는 것은 미소(微笑)이다. 뜨거운 사랑의 눈물을 흘리기 위한 하나의 조건(條件)이다.

미소는 모두다 웃어 버리지 않는 기쁨이고,
한없는 슬픔만이 남아 있지 않은 그리움이다.

내 마음에 작은사랑은 고요한 외침으로 사랑의 눈물이 되어 낯선 모습을 채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감싸 안을 수 있는 살아있는 생명력은 사랑이다.

산다는 것은 날마다 변화하는 낯선 모습에 채워 넣는 사랑의 마음인가 보다!